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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초거사 | 2009/02/19 15:39

다시 김수영을 읽고

孔子의 생활난


꽃이 열매의 上部에 피었을 때
너는 줄넘기 作亂을 한다.

나는 발산한 형상을 구하였으나
그것은 작전같은 것이기에 어려웁다

국수-이태리어로는 마카로니라고
먹기 쉬운 것은 나의 반란성일까

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
사물과 사물의 생리와
사물의 수량과 한도와
사물의 우매와 사물의 명확성을

그리고 나는 죽을 것이다

<1946년>



거미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품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1954년>

九羅重花
-어느 소녀에게 물어보니 너의 이름은 글라디올러스라고


저것이야말로 꽃이 아닐 것이다
저것이야말로 물도 아닐 것이다

눈에 걸리는 마지막 물건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듯
영롱한 꽃송이는 나의 마지막 인내를 부숴버리려고 한다

나의 마음을 딛고 가는 거룩한 발자국소리를 들으면서
지금 나는 마지막 붓을 든다

누가 무엇이라 하든 나의 붓은 이 시대를 진지하게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치욕

물소리 빗소리 바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곳에
나란히 옆으로 가로 세로 위로 아래로 놓여있는 무수한 꽃송이와 그 그림자
그것을 그리려고 하는 나의 붓은 말할 수 없이 깊은 치욕

이것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글이기에

(아아 그러한 시대가 온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냐)
나는 동요 없는 마음으로
너를 다시한번 치어다보고 혹은 내려다보면서 무량의 환희에 젖는다

꽃 꽃 꽃
부끄러움을 모르는 꽃들
누구의 것도 아닌 꽃들
너는 네가 먹고 사는 물의 것도 아니며
지금 마음놓고 고즈넉이 날개를 펴라
마음대로 뛰놀 수 잇는 마당은 아닐지나
(그것은 <골고다>의 언덕이 아닌
현대의 가시철망 옆에 피어있는 꽃이기에)
물도 아니며 꽃도 아닌 꽃일지나
너의 숨어있는 인내와 용기를 다하여 날개를 펴라

물이 아닌 꽃
물같이 엷은 날개를 펴며
너의 무게를 안고 날아가려는 듯

네가 끊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생사의 線條뿐
그러나 그 비애에 찬 선조도 하나가 아니기에
너는 다시 부끄러움과 주저를 품고 숨가빠하는가

결합된 색깔은 모두가 엷은 것이지만
설움이 힘찬 미소와 더불어 관용과 자비로 통하는 곳에서
네가 사는 엷은 세계는 자유로운 것이기에
생기와 신중을 한몸에 지니고

사실은 벌써 멸하여 있을 너의 꽃잎 우에
이중의 봉오리를 맺고 날개를 펴고
죽음 우에 죽음 우에 죽음을 거듭하리
九羅重花

<1954년>





눈은 살아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1956년>



서 시


나는 너무나 많은 첨단의 노래만을 불러왔다
나는 정지의 미에 너무나 등한하였다
나무여 영혼이여
가벼운 참새같이 나는 잠시 너의
흉하지 않은 가지 위에 피곤한 몸을 앉힌다
성장은 소크라테스 이후의 모든 현인들이 해온 일
정리는
전란에 시달린 20세기 시인들이 해놓은 일
그래도 나무는 자라고 있다 영혼은
그리고 교훙은 명령은
나는
아직도 명령의 과잉을 용서할 수 없는 시대이지만
이 시대는 아직도 명령의 과잉을 요구하는 밤이다
나는 그러한 밤에는 부엉이의 노래를 부를 줄도 안다

지지한 노래를
더러운 노래를 생기없는 노래를
아아 하나의 명령을

<1957년>



플란넬 저고리


낮잠을 자고 나서 들어보면
플란넬 저고리도 훨씬 무거워졌다
거지의 누더기가 될락말락한
저놈은 어제 비를 맞았다
저놈은 나의 노동의 상징
호주머니 속의 소눈깔만한 호주머니에 돈
물뿌리와 담배 부스러기의 오랜 친근
윗호주머니나 혹은 속호주머니에 든
치부책 노릇을 하는 종이쪽
그러나 돈은 없다
-돈이 없다는 것도 오랜 친근이다
-그리고 그 무게는 돈이 없는 무게이기도 하다
또 무엇이 있나 나의 호주머니에는?
연필쪽!
옛날 추억이 든 그러나 일년 내내 한번도 펴본 일이 없는
죽은 기억의 휴지
아무것도 집어넣어 본 일이 없는 왼쪽 안호주머니
-여기에는 혹시 휴식의 갈망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휴식의 갈망도 나의 오랜 친근한 친구이다……

<1963년>



그 방을 생각하며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나의 사지일까
일하라 일하라 일하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나의 가슴을 울리고 있지만
나는 그 노래도 그전의 노래도 함께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나는 인제 녹슨 펜과 뼈와 광기-
실망의 가벼움을 재산으로 삼을 줄 안다
이 가벼움 혹시나 역사일지도 모르는
이 가벼움을 나는 나의 재산으로 삼았다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었지만
나의 입속에는 달콤한 의지의 잔재 대신에
다시 쓰디쓴 담뱃진 냄새만 되살아났지만

방을 잃고 낙서를 잃고 기대를 잃고
노래를 잃고 가벼움마저 잃어도

이제 나는 무엇인지 모르게 기쁘고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1960년>



절망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1965년>

by 민초거사 | 2009/01/18 00:47 | 문학과 음악 | 트랙백 | 덧글(0)

보증대출 금융비용 점검필수

보증자금 `추가비용` 만만찮다
 운영자금이 부족한 A기업. 정부가 내세운 중소기업 자금지원 방안을 이용하려다 깜짝 놀랐다.정부가 권유하는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두 신용보증기관을 통해 자금 지원을 받으려니 추가비용이 만만찮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책자금보다 두배 가까이 이자율이 비쌌지만, 사정이 급해 도장을 찍었다.
 
 최근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보면 늘 빠지지 않는 것이 ‘보증지원 대폭 확대’라는 문구다. 실제로 올해 신규 보증규모는 신보가 작년 전체(9조5000억원)보다 두배 많은 19조5000억원, 기보가 5조7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조7000억원 가량 늘려 잡았다. 양 기관의 올해 신규보증 여력이 무려 25조원을 넘는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이를 환영할 일만은 아니다. 보증 이용은 곧 추가 비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이 12일 지난해 평균을 기준으로 보증기관을 통한 은행대출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관리하는 정부 중소기업 정책자금대출의 부대비용을 비교한 결과, 보증기관 이용시 2배 가량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신보와 기보 평균 보증료율은 각각 1.35%와 1.36%다. 여기에 은행의 중소기업 평균대출금리 7.35%(1∼11월, 한국은행)를 합하면 대출 부대비용(보증료율+대출금리)은 대략 8.7%에 이른다. 지난해 중진공 정책자금 평균 대출금리가 5.02%인 것을 감안하면 3.7%P가량 높다. 10억원 대출시 보증기관을 거쳤을 경우 3700만원의 비용이 더 든다.

김범규 중진공 기업금융사업처장은 “정책적 지원대상인 중소기업도 관행적으로 대출을 주거래은행을 찾아 받곤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대출에 따른 부대비용을 낮출 수 있는 상황임에도 관심 부족으로 높은 이자 부담을 안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경기 불안으로 대출때마다 보증서를 끊어올 것을 요청하고 있어 그 비용이 늘고 있다.

올해 중진공 정책자금은 창업초기·개발기술사업화·시설개선·사업전환·지식서비스·기업간협력·원부자재·회생특례·수출금융 등에 지원된다. 분야가 다양하고 광범위한 만큼 중소·벤처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넓다.

 기보나 신보가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감면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기보가 지난해 신규 보증기업에 대해 적용한 평균 보증료율은 1.19%로 전체 평균(1.36%)에 비해 낮았다. 신규 보증기업 절반 가량인 창업기업에 대해 기보가 보증수수료 감면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보증기관들은 다양한 보증특례 혜택을 제공한다. 신보는 0.1∼0.6% 감면을 해주고 있으며 기보는 기술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0.1∼0.3% ‘일반감면’과 창업기업 등에 대해 ‘0.2∼0.3%’ 추가감면 혜택을 준다.

 신용보증기관 한 관계자는 “은행에 따라 신용보증서를 끊었을 경우 대출금리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사전에 2∼3곳 정도 은행별 금리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09.1.13

by 민초거사 | 2009/01/14 20:44 | 비지니스와 법규 | 트랙백 | 덧글(0)

각자가 정진할 때



지금은 꾸준히 각자의 세계를 정진할 때
/ 권녕호 / 서양화가 (kwonnh1@hotmail.com)
선진문화 국가가 되고자 국제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이제는 어느 국가에 뒤지지 않을 만큼 횟수와 규모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작가의 한사람으로서 다행스럽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예술가들에게 기회가 제공되며 그것을 통해 더욱더 훌륭한 창작활동에 정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와 행사의 횟수는 늘어가지만 국제규모의 행사가 국내잔치에 그치지 않는가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나는 30여 년전 파리로 유학을 떠나 20여 년 활동하며 프랑스를 비롯 주변국가의 아트페어를 방문할 기회가 많았는데 애호가 큐레이터 작가를 비롯, 여행관람객을 포함 그야말로 국제행사임을 짐작케 하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역사와 지리적 여건도 한몫을 할 것이다. 그래서 작가들이 모이고 국제적인 작가를 탄생시키기도 한다.

짧지만 요즈음 중국을 보더라도 짐작케 한다. 여러 해를 거쳐 국내행사에 참가도 해보고 방문해보지만 해외에서 찾아오는 손님은 극히 제한적이지 않은가 싶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들에겐 출품된 외국작품은 굳이 한국이 아니라도 관람과 구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며, 한국 미술시장에는 관심이 있으나 한국작가의 작품에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는 것일 수 있다. 볼 것이 있을 것 같고, 애호가나 화상에게는 이익이 창출될만한 국내작품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앞으로 풍성한 미술 시장이 될 것이고 새로운 세대들이 발전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다.

좋은 안목과 식견을 갖은 애호가와 화상, 비평이 많이 존재한다면 보다 더 좋은 작품을 구입하려는 인구도 늘어날 것이다. 또한 국제아트행사로서 자리매김 하리라 생각한다. ‘* 모두가 지금이 원하는 작가와 작품만을 다보면 주저 앉게 돼있다. 미래를 보는 눈을 기르고 앞으로 대표할 창조적이고 개성 있는 작품과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시급하다’* 는 어느 화상의 말씀이 작가나 관계자들에게 귀담아 들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작가들 또한 소중한 역량을 시장에 현혹되지 말고 꾸준히 각자의 세계를 향해 정진할 때 대한민국의 작가들이 국제시장에서 우뚝 자리매김할 것이다. 모두들 그 정체성을 찾고 노력하시는데 서툰 글로 괜한 얘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 각자의 위치에서 정진하여 다음을 기대해 본다.
[2008.11]달진닷컴에서

by 민초거사 | 2008/12/21 00:36 | 영화와 미술 | 트랙백 | 덧글(0)

가난한 시대 풋풋한 정으로



풋풋한 정으로
빈 쌀독이 가난한 기둥으로
삐걱거릴 때
식솔(食率)들의 칭얼대는
곤궁함이야 저만치 밀쳐놓고
쪽머리 아주까리 기름발라
그렇게 곱던 시절 수줍음 살며시 꺼내어
꼭 하루만인들,
허기진 뱃속 풋풋한 정으로 채워주면
대물린 걸신(乞神)이라도
보챔을 덜할까?

- 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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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내려오는 도중 천안아산역에서 스쳐 만났던 멋진 시..
풋풋한 정으로라는 제목의 시였다..

가난의 귀신이 빈쌀독에 들어앉아 바가지를 긁는다.
풋풋한 정으로, 우리네 작은 사랑으로라도 서리서리 달래어
종내에는 귀신이 빈 쌀독을 채워줄것이라는 희망의 물길을 터놓고자 하는
마치 어릴 적 좋아하던 동화같은 내용의 시였다.
경제가 어렵고 시대가 암울할수록 아름다운 사람들의 정이
더욱 그리운 법이다..

by 민초거사 | 2008/11/02 00:13 | 문학과 음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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